내면과의 대화 1 - 무제


Life

Written by 위니스밴드 on 2013. 5. 14. 19:39

내면과의 대화1


내면과의 대화라...어떤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 내 신상에 관한? 내 상황에 관한? 

어떠한 이야기를 하더라도 주저리주저리 아무런 맥락없이 이야기가 흘러갈게 분명하다. 보이는 풍경 그대로 이야기가 전개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언제 끝날지 모르는 이 이야기를 한번 끄집어 봐야겠다. 


불현듯 고등학교 졸업식이 떠오른다. 두발자율화가 안되었던 탓에 빡빡머리의 고등학생이었던 나는 수능이 끝남과 동시에 자유를 만끽했다. 그리고 졸업식날 멋지게 보이고싶어 머리에 잔뜩 힘을주고 어린동생과 부모님을 의기양양하게 바라보며 졸업식에 참여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사진을 꺼내보면 촌스러울 만큼 부끄럽고 머리큰 여드름투성이 한 아이가 사진속에 있지만 그날 풍경은 참 색다르다. 마치 갈색톤의 옛 사진 처럼 말이다. 

2002년 2월 약 11년이 지난 이 시점에서 졸업식이 떠오르는 건 무엇때문일까? 며칠전 다녀간 친구들 탓일까? 

그날 여러친구들과 사진도 찍었고 즐거움을 나누었지만 그 울타리를 벗어나 사회로 나간다는 설레임탓에 우리는 제대로된 작별을 기하지 못했던것 같다. 

반 아이들과 이제 다시는 재회하지 못할 그 친구들의 기억속에 난 어떤 사람으로 남아있을까 심히 궁금하기도 하다. 

졸업식 종소리가 울리고 선생님의 훈화말씀과 여러 친구들의 작별인사. 대학을 가지 못한 아이, 원하는 대학을 간 아이 모두 할 것없이 새로운 시작과 또다시 행해야하는 재수의 걱정에 혼돈의 20살을 시작하지 않았나 생각된다. 

고등학생의 청춘을 바친 밴드부 후배들의 배웅을 받으며 쌀쌀한 날씨속에서 남들 다 입고있던 더플코트 (떡볶이 코트)를 입고서 가족들과 한자리에 모여 식사를 했다. 아마 늘 그렇듯이 중국집에 가지 않았나 생각된다. 그리고 자장면과 탕수육으로 즐거운 식사를 했을 것이다. 


멀리서 바라본 나의 인생은 희극이었지만 가까이서 본 내 인생은 비극이라고 할만큼이나 어려움과 격동속에서 자랐지만 늘 가족과 행복함속에 지내지않았나 생각된다. 


새로운 시작이라는 말, 그 설렘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정도이며 내 인생에 새로운 도전의 소용돌이의 시작에 나는 어떤 인생을 살아야 하는지 고민을 시작한 20살이었다. 20대 시작이었다.